[4.13총선]꼴값하는 정치꾼은 보내고 제값하는 정치인을 찾아야

정치는 얼굴값과 이름값을 다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

김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16/03/01 [18:45]

[4.13총선]꼴값하는 정치꾼은 보내고 제값하는 정치인을 찾아야

정치는 얼굴값과 이름값을 다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

김은영 기자 | 입력 : 2016/03/01 [18:45]
▲ 시사우리신문 김은영 경남본부장     © 김은영 기자

흔히 사용되는 언어 중에 ‘제값’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사람값을 하려면 ‘제값’을 해야 한다. 얼굴값이든 이름값이든, 나이 값이든 몸값이든 다 제값이 있다.

 

값이라는 말은 사물에 매겨지는 평가를 의미하며 그 평가가 옳다고 받아들여질 때 사회적으로 통용된다. 사물 자체가 가진 값, 사물에 매겨지는 정당한 값이 제값이다.

 

무엇이든 제값대로 평가하는 경우가 적은 사회는 병든 사회이다. 사람에게도 그에 맞는 값이 있다. 사람이 제값대로 평가되지 않거나 과대 포장된 사람들이 판치는 사회는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사회이다.

 

제값 중에서도 사람을 가리키는 ‘얼굴값’이란 말이 있다. 사람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로 얼굴이 만들어진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상론(相論)이란 글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그 상이 어여쁘다. 장사치는 상이 시커멓다. 목동은 상이 지저분하다. 노름꾼은 상이 사납고 약삭빠르다. 대개 익힌 것이 오랠수록 성품 또한 옮겨간다.”라고 말했다.

 

속으로 마음을 쏟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 상도 이에 따라 변한다는 뜻이다. 얼굴값은 생김새에 맞는 행동을 뜻하는 말이다. ‘얼굴값을 한다’는 것은 얼굴에 나타나는 그대로 삶을 산다는 뜻이다. 비슷한 말로 꼴값이라는 말도 있다. 꼴이란 모양이나 생김새, 형편이나 처지를 말한다. 꼴값은 생김새 또는 형편에 걸 맞는 혹은 상응하는 값이란 뜻이다. ‘꼴값을 떤다’는 것은 제값을 넘어 행동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이름값, 나이 값, 몸값이란 말도 있다. 이름 속에는 부모의 바람이 담겨 있다. 이름을 더럽히지 않고 제 이름값을 다해야 하는 것이 사람 사는 도리이다. 즉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과 실상이 부합되게 살아야 한다. 실상이 없이 이름만 높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위험하다. 바른 몸가짐 없이 얻은 이름은 오래가지 못한다.

 

주로 ‘나이 값’은 나이에 맞는 언행을 하지 못할 때 쓰는 말이다. 언행이 연륜에 닿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몸값은 몸이 행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과 능력을 값으로 매긴 것이다. 노예제 시대에는 육체노동과 노동력 재생산에 국한된 것이겠으나 오늘날에는 훨씬 더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정치는 얼굴값과 이름값을 다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 정치는 정사를 다스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것을 고친다는 의미가 더 크다. 정치인은 공복으로서의 기본자세를 갖추고 오로지 국민을 위한 봉사의 길을 걸어야 한다.

 

정치에 뛰어드는 그 순간부터 헌신과 봉사와 고통의 십자가를 스스로 짊어지겠다는 약속을 해야 하며, 맑고 투명한 영혼을 국민에게 송두리째 바쳐야 한다.

 

함부로 행동하지 않고 제대로 행동하는 사람, 멋대로 행동하지 않고 가려서 행동하는 사람, 자기 이름과 얼굴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정치에 제격이다.

 

부드러운 미소 속에 부끄러운 삶의 흔적을 숨기고 있는 사람, 학력을 속이고 능력을 과대 포장하여 실제보다 훨씬 높여진 허명(虛名)과 도명(盜名)을 자기의 이름으로 삼는 사람은 정치에 맞지 않는다.

 

밝은 정치를 위해 제 자리로 돌아가 밥값에 충실해야 할 사람들이다. 밥값을 제대로 하는 일도 쉽지 않다. 밥값도 제대로 못하면 그것 자체가 민폐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만어정기(晩漁亭記)에서 들고 나는 일의 중요성을 이렇게 가르쳤다. “소인배는 일이 잘 되면 제 덕이고 잘못되면 남 탓만 한다. 알량한 재주를 휘둘러 남의 업신여김을 받으면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출세를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다. 군자는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고요히 몸을 자연에 내맡기고 내면으로 침잠할 뿐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 나가야 할 때 나가고 들어야 할 때 들 뿐 순서를 뒤집지 않는다.

 

불의로 권세에 빌붙느니 차라리 강호에 숨는다.” 뻗을 자리가 아닌 데 뻗치고 앉았거나 길이 아닌데 눈 감고 외면하는 행위를 경고한 것이다.

 

최근 19대 존재감 없는 국회의원 명단을 놓고 새누리당 측은 있어도 말 못하는 ‘살생부’였고 이제는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여론에 춤을 추면서 사실상 논란을 묻어두기로 했다는 의문도 막지 못하고 있다.

 

이번 4.13 총선은 제발 꼴값 떠는 사람 말고 제값 다하는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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