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민생 대신 '삭발'(削髮) 택했지만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

김대은 | 기사입력 2019/09/18 [15:31]

자유한국당, 민생 대신 '삭발'(削髮) 택했지만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

김대은 | 입력 : 2019/09/18 [15:31]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16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뒤 김문수 전 의원등이 삭발식을 이어나가며 대여투쟁에 나섰다.

▲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의 발언이 끝난 뒤 심재철 의원과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 시사우리신문편집국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삭발식을 마친 이주영 국회부의장, 심재철 의원과 함께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삭발에 대해 지지층에서는 '진정성 있는 결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반대파에서는 '명분 없는 쇼'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한국당 박인숙 의원, 같은 당 김숙향 동작갑 당협위원장 등 여성 의원이 삭발을 이어나가는 동안에도 당 지도부는 물론 남성 의원들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번 황 대표의 삭발은 국민의 눈으로 바라보면 타이밍도 명분도 다 잃은 '뒷북 삭발'이란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정치인이 삭발로 정치적 목표를 이루려는 하는 것에 대한 평가는 결국 국민의 몫이지만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추석 민심을 파악한 황 대표의 첫 행보가 기껏 장관 한 명의 진퇴(進退)를 두고 과연 '삭발투쟁'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를 거치면서 삭발은 '저항의 상징'이었으며 정치적·사회적 약자가 택한 '최후의 수단' 중의 였다.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이 지난 1주일전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쇼는 '의원직 사퇴, 삭발, 단식'이고 '사퇴한 의원은 없고 삭발해도 머리는 자라고 단식해도 굶어 죽은 사람이 없다'고 댓글에서 비판한 것처럼 국민의 눈에는 아름다운 삭발이 아닌 단지 쇼에 불과해 보인다.

 

 
이번 조국사태에 임한 한국당을 지켜보면 누가 '웰빙 체질' 아니랄까봐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강행 때 민심을 되잡을 절호의 기회를 너무나 허무하게 날려 버렸다. 

 
결정적인 한 방 없이 지도부의 '무능과 무기력'이 그대로 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러다보닌 추석 전후에 실시한 각종여론조사를 살펴보더라도 민주당 지지율은 내려갔지만 한국당 지지율 역시 올라가지 않고 제자리 뛰기만 계속 하고 있다.

 

조 장관의 가족 증인 하나 없는 하나마나한 하루짜리 '맹탕 청문회' 합의에 대해 일각에서는 야합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높았다.

 

심지어 조국이 장관으로 임명되던 날에도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한국당 지도부는 시위를 하겠다고 했지만, 사전 신고가 안 돼 1인 피케팅 시위라는 웃지못할 해프닝마저 벌어졌다. 마치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이중요한 시기에 정기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조 장관 퇴진을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이 대안정당과 ᆞ수권 정당으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데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당앞에 놓인 숙제는 민심에 역주행하는 '삭발'(削髮)과 '정기국회 보이콧'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고립무원에 빠진 외교와 안보를 복원하는 일이다. 

 
지금 한국당은 민생 대신 '삭발'(削髮)을 택했지만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진정으로 다수당을 꿈꾼다면 삭발과 장외투쟁에 매몰되지 말고 준비된 대안 정당임을 입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 

 
추석민심의 답은 바로 '민생입법'이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무당층으로 돌아선 중도층 민심을 잡을 수도 조국 또한 장관에서 끌어낼 수가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민심에 귀를 활짝 열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입법에 집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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