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 총선 막판까지 정책도 공약도 증발시킨 참을 수 없는 '저질 막말 퍼레이드'에 국민은 기가 막혀

- 투표에 참여해 '국민의 무서운 힘'을 발휘해야. -

안기한 기자 | 기사입력 2020/04/14 [16:49]

【새롬세평(世評)】 총선 막판까지 정책도 공약도 증발시킨 참을 수 없는 '저질 막말 퍼레이드'에 국민은 기가 막혀

- 투표에 참여해 '국민의 무서운 힘'을 발휘해야. -

안기한 기자 | 입력 : 2020/04/14 [16:49]

 

 정책도 공약도 증발시킨 참을 수 없는 '저질 막말 퍼레이드'. ©

 

 

내일은 향후 4년간 국민의 선량을 뽑는 투표일이지만 마음이 무척이나 무겁다.

 

최선이 아니라 차선, 최악이 아니라 차악을 뽑아야 하는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감염을 피하기 위한 분산투표로 이어진 면도 있지만 지난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율이 26.9%로 20대 총선(12.2%)의 두 배를 훌쩍 넘는 등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정상적인 선거라면 집권 3년째를 맞은 정권에 대한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엇갈려야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정책과 공약 대신 그 자리에는 흑색선전과 도를 넘는 저질스런 망언과 망발로 채워졌다.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증이 극에 달했을 보여주는 징표다.

 

선거가 막바지에도 각 정당과 후보의 입에서는 국익과 민생을 위한 공약은커녕 오로지 혐오에 가까운 저질스런 '막말 퍼레이드'나 일삼고 있으니 나라를 구하기는커녕 행여 이들이 나라를 망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선거 초반부터 미래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n번방의 호기심'에 대한 정제되지 않은 판단과 '키 작은 사람들' 의 장애 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뤘고, 선거 후반에도 흉기를 든 남성이 서울 광진을 오세훈 후보의 유세 현장에 뛰어든 사건을 거론하며 '이 정부는 자기들 목적을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해 비판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지난 10일 세월호 관련해 선거방송에 출연해 이른바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잇단 논란을 일으킨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선거일 이틀을 앞둔 어제 당 최고위원회 의결로 제명됐다.

 

세월호 망발 처음에는 미래통합당 윤리위원회가 차명진 후보에 대해 ‘탈당 권유’로 징계수위를 낮췄다가 그 이후에도 차 후보가 저속한 성적 발언을 계속 쏟아내며 선거운동으로 수도권 등 전국의 접전지 판도가 통째로 흔들리자 그제서야 뒤늦게 제명 조치를 했지만 '뒷북 조치'라는 비난을 면하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미래통합당을 향해 '쓰레기 같은 정당'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빗었고, 안산단원을에 민주당으로 출마한 김남국 후보 또한, 올 초 유료 팟캐스트에 출연해 진행자들과 여성을 비하하는 방송에 추임새를 얹었던 것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김 후보는 지난 해 1~2월 공동진행자로 출연해 논란이 된 팟캐스트 '쓰리연고전'에서 출연해 방송 진행자들이 주고받은 대화에서 '너 결혼하기 전에 100명은 XX고 가야 한다" "가슴이 머리통만 하다" 등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들이 포함됐다.

 

나중에 사과하긴 했지만 범여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의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을 비판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향해 ‘개××들’, 민주당 지도부에는 ‘짐승만도 못한 짓을 했다’고 도를 넘어선 막말로 본색을 보여줬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 차선이 아니면 차악이라도 선택해 흑색선전과 막말로 정치혐오를 유발하고 유권자들의 투표 의욕을 꺾는 정당과 후보들에 대해 당장 내일 투표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도 국민이 해야 할 몫이다.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린다.

 

마음에 드는 정당과 후보자가 없다고 해서 기권하는 이들이 늘 수록 민주주의는 꽃망울도 터뜨리기 전에 시들어 버린다.

 

투표 참여만이 변화와 희망의 싹을 튀울 수 있는 국민주권의 '씨앗'이다. 옛말에도 나라를 도둑질 당하지 않으려면 '큰 도적'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장자(莊子)》 '거협(胠篋)'편을 보면 '갈고리를 훔친 자는 형벌을 받고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竊鉤者誅 竊國者爲諸侯·절구자주 절국자위제후).'고 했다. 즉, 좀도둑이 처벌되는 것과 달리 큰 도적이 국권을 장악하는 걸 비판하는 말이다.

 

나라를 도둑질 당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투표장에 나와 '큰 도적'을 경계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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