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우리신문 =이진화 기자] AI·스마트기술 내세운 현장서 60대 하청노동자 사망… 원청 책임 논란 확산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의 한 상가 건설현장에서 60대 하청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마트건설”“무사고 현장”을 내세우던 삼성물산의 현장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 스마트기술 현장서 벌어진 ‘기본 부재’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고는 29일 오전 7시50분께 판교피에스엠(PSM)타워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일어났다.
하청업체 소속 64세 노동자 ㄱ씨가 후진하던 굴착기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굴착기는 지반 평탄화 작업 중이었지만, 주변에는 유도 요원조차 배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현장마다 AI·센서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기본적인 후진 안전관리조차 작동하지 않은 채 발생한 ‘원시적 사고’였다.
■ “스마트건설이 아니라 위험의 외주화”
피에스엠타워는 게임회사 엔씨소프트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사업으로,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고, 대한지방행정공제회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하청노동자가 위험작업을 떠맡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는 시스템만 도입해 책임을 피하고, 실제 위험은 하청으로 떠넘긴다”며
“스마트건설이 아니라 위험의 외주화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 또 사과, 또 반복
사고 직후 ㄱ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사과드린다”며
“근로자 안전이라는 본질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머리 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는 매번 사고가 터진 뒤에야 반복된다.
■ 중대재해처벌법, 이번에도 솜방망이?
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며,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분당경찰서는 “철골을 세우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포함해 관계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대기업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여전히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 처벌 없이 사과문과 점검 명목의 휴업으로 끝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 기술보다 사람, 구호보다 실천
삼성물산은 매년 ‘스마트안전’을 강조하며 첨단 건설기술을 홍보해 왔다.
하지만 현장의 현실은 여전히 소음에 묻힌 경보음, 형식적인 안전교육, 부재한 감시체계다.
이번 사고는 기술과 슬로건 뒤에 가려진 인간 안전의 공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건설현장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지킨다.
삼성물산의 사과가 또 하나의 문장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번 판교 사고는 단순한 ‘한 명의 사망사고’가 아니라
건설현장 안전시스템 전면 재검증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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