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술동호회 ‘동행’ 제22회 전시회 「같이가기」에 출품된 「만추」는 제한된 공간과 확장된 자연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거칠고 어두운 실내 공간은 마치 닫힌 현실 혹은 인간의 내면을 상징하듯 묵직하게 자리하고, 그 중심에 놓인 사각의 틀은 관람객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바깥 풍경으로 이끈다.
화면 속 가을 풍경은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다. 절정에 이른 단풍은 곧 스러질 운명을 품고 있고, 멀리 겹쳐진 산세는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지속성을 조용히 말한다. 작가는 이 대비를 통해 머무름과 떠남,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만추의 정서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특히 빛의 처리와 색채의 절제는 작품의 사색적 분위기를 한층 깊게 만든다. 밝은 자연과 대비되는 어두운 공간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단순한 감상이 아닌, 스스로의 삶과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보는 이마다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게 만드는 여백 또한 이 작품의 미덕이다.
장치승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풍경은 눈에 보이는 자연이 아니라, 결국 마음이 바라보는 방향”임을 조용히 전한다. 「만추」는 화려한 기교보다 축적된 시간과 성찰이 만들어낸 깊이로 관람객과 마주한다.
한편, 작품 「만추」가 출품된 미술동호회 ‘동행’의 제22회 전시회 「같이가기」는 오는 1월 29일부터 2월 4일까지 광주 무등갤러리에서 나송숙·문점례·문희숙·이은주·임나겸·임래금·임재운·임지예·장치승·최영란 등 11명의 회원이 참여해 작품 60여 점이 함께 전시된다.
가을의 끝에서 열리는 이 사색의 창은, 관람객에게도 자신만의 ‘만추’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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