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 트럼프 시대 가고 '바이든 시대' 개막…우리에겐 '기회와 위기'가 공존

- 극단으로 분열된 미국의 모습,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 -

안기한 기자 | 기사입력 2020/11/08 [17:48]

【새롬세평(世評)】 트럼프 시대 가고 '바이든 시대' 개막…우리에겐 '기회와 위기'가 공존

- 극단으로 분열된 미국의 모습,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 -

안기한 기자 | 입력 : 2020/11/08 [17:48]

[시사우리신문]미국 대통령 선거가 7일(현지 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 20명과 네바다주 6명을 포함해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개표 시작 닷새 만에 대선 승리에 필요한 '매직 넘버' 270명을 넘겨 마침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으로 최종 정리되면서 외교 안보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와는 결이 다른 적지 않은 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이 2020 년 10 월 22 일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열린 벨몬트 대학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최종 대통령 토론에 참여하고 있습니다.사진=CNN     ©시사우리신문편집국

 

미국 역사상 연임을 위한 선거에서 패배한 11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동시다발적 소송전을 예고하는 등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아 당분간 혼란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지만 미국 국민들의 선택을 바꾸기는 어렵다.

 

트럼프 시대가 가고 '바이든 시대'가 와도 미국 앞에 산적한 과제들은 그대로 남는다. 극단으로 분열된 미국의 모습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생생하게 드러났다.

 

인종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로 똘똘 뭉친 트럼프 지지층 가운데 많은 이들은 무분별한 세계화 속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저학력 백인들이다. 지금의 미국은 기득권층과 엘리트들이 빈부격차와 약자들의 어려움을 외면했을 때 사회가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다. 미국 사회의 통합 외에도 바이든 앞에는 코로나19' 대응과 경제문제 해결 등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크게 볼 때 변화의 두 축은 대한반도 외교·안보 정책과 경제ㆍ통상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도 미국 대선 결과에 충분히 대비했겠지만 당선자가 나온 만큼 좀 더 능동적이고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외교에 반대하며 동맹과 협력하는 외교를 공언해온 바이든 후보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 임기 4년 동안 미국의 신뢰는 추락했고 고립주의 여론도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바이든 후보 대외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미국 우선주의'의 폐지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로 인해 와해된 미국의 국제적 연대를 바로잡고 동맹을 재구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새 정책 방향은 외교 재활성화, 동맹 재창조, 미국의 주도적 역할 복원 등으로 요약된다.

 

바이든 캠프는 대선 공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각종 국제기구와 협약에 복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실제로 바이든 후보는 승기를 잡은 이날 밤 트위터에 대통령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바이든 캠프는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공언한데다 환경 의무를 지키지 못하는 국가들에 탄소조정세 부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환경 분야에서 통상 갈등이 다수 불거지고 그만큼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트럼프의 일방주의에 기반한 '딜(deal)' 방식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자주의에 기반한 '규범'방식으로 바뀐다고 해도, 자국 이익 극대화를 우선하는 정책 기조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 결과에 충분히 대비했겠지만 이제 당선자가 확정된 만큼 좀 더 능동적이고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크게 볼 때 변화의 두 축은 대한반도 '외교·안보' 정책과 '경제ㆍ통상' 정책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대북 정책은 상당한 변화가 예측된다. 북미 관계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두 정상 간의 개인적 친분에 기초한 '톱다운' 방식이 아닌 실무선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성과를 쌓아가는 '보텀업' 방식이 유력하다. 따라서 대북정책에서 '톱다운'식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는 당분간 접어야 한다. 따라서 '북핵 제거'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단숨에 해결될 가능성이 거의 사라져 자칫 오바마 행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와 비슷한 양상으로 되풀이될 위험 또한 있다.

 

바이든은 마지막 대선TV 토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력배'로 부르며 강한 불신을 드러내 트럼프 대통령과는 판이한 면모를 보여줬다.

 

우리는 미국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원점으로 회귀하는 등 전혀 다른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한다.

 

바이든이 트럼프 재임기간 훼손된 동맹관계를 복원한다고 했지만, 바이든은 중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이다. 다자간 연합을 내세워 '미국 대 중국'에서 '다자 대 중국'으로 확장해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국 이익을 지키는, 지정학적 코드에 기반한 다자주의와 가치동맹이 될 것이란 얘기다.

 

또한, 지식재산권부터 남중국해·인권 문제까지 전방위로 각을 세우며 충돌을 불사할 공산이 크다. 바이든은 기고문이나 연설에서 중국을 거론할 때 빠짐없이 "동맹국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부통령 시절인 2013년 서울을 찾았을 때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건 좋은 베팅이 아니다"며 대놓고 한국이 미국의 대중 압박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우리에겐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 동맹을 중시하겠다는 바이든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작권 전환 등에서 한국 입장을 트럼프보다 존중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에게 '반중국 동맹'에 참여하라는 요구 또한 커질 것이다.

 

바이든 시대를 맞이해 문 정부가 그 동안 보여준 '친중' 외교 노선 전반을 재점검하고 지난 3년 반 동안 연합 군사훈련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한·미 동맹 복원과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원칙에 기반한 북핵 폐기에 힘을 합치는 등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 호흡할 수 있도록 발 빠른 선제 대응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1년 반 남짓 남았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바이든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마침 내년과 내후년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제도의 투명성 확보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미국 대선의 혼란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도 선거제도에 문제점이 없는지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

 

바이든은 당선후 첫 일성으로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며 화합과 단합을 역설하는 데 할애 했듯이 당선 후 첫 과업은 다름 아닌 통합으로 미국이 전세계의 등불이라고 생각 한다면 힘의 본보기가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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