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179명의 별, 그리고 홀로 남은 강아지… 고교생이 쓴 참사 1년의 기록

김홍재 기자 | 기사입력 2025/12/31 [09:34]

[신간] 179명의 별, 그리고 홀로 남은 강아지… 고교생이 쓴 참사 1년의 기록

김홍재 기자 | 입력 : 2025/12/31 [09:34]

 동화책 '맑음이' 현로아 작가(글와 양현수 작가(그림).  <사진제공=도서출판 원더박스>


비행기 추락 사고 일가족 9명 사망, 반려견 푸딩이실화 바탕 동화책 맑음이강아지의 시각 노랑과 파랑으로 그려낸 상실기억하는 사람이 사라지지 않기를

 

[시사우리신문-김홍재 기자]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1. 사회적 기억이 빠르게 마모되는 비정한 시간 속에서, 두 명의 고등학생이 망각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 펜을 들었다. 도서출판 원더박스에서 펴낸 동화책 '맑음이'는 열여덟 살 현로아(), 양현수(그림) 작가가 참사의 아픔을 기록하기 위해 빚어낸 결과물이다.

 

책의 모티프는 참혹했던 실제 사건이다. 20241229, 일가족 9명을 한꺼번에 잃고 홀로 남겨진 반려견 푸딩이의 사연을 바탕으로 했다. 주인의 발소리를 닮은 차 소리만 들려도 귀를 쫑긋 세우며 마을을 떠돌던 강아지의 기다림은, 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마주해야 했던 남겨진 이들의 긴 겨울을 상징한다.

 

작가들은 이 작품을 통해 값싼 위로대신 시퍼런 기억을 선택했다. 글을 쓴 현로아 작가는 가족을 기다리는 강아지의 눈망울에서 우리가 잊어버린 그날의 침묵을 보았다, 참사를 향한 사회적 침묵에 저항하기 위해 서사를 완성했다고 밝힌다.

 

예술적 장치 또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책 전체는 오직 노란색과 파란색 두 가지 색으로만 채워져 있다. 이는 강아지가 인식할 수 있는 색의 범위를 반영한 것으로, 양현수 작가는 이 절제된 색채를 통해 상실과 기다림의 본질을 더욱 또렷하게 부각했다. 화려한 수사나 감정의 과잉 없이도 독자가 참사의 공백에 깊이 동기화되게 만드는 대목이다.

  

'맑음이'는 유가족에게는 시린 어깨를 덮어주는 작은 담요, 남겨진 우리에게는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의 이정표가 되어준다. “부족하지만 태도만큼은 진심이었다는 고등학생 작가들의 말처럼, 이 책은 기록되지 않은 고통은 반복된다는 진리를 다시금 일깨우며 우리 사회에 조용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신간 동화책 '맑음이'. <사진제공=도서출판 원더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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