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가 멈추자 공공이 움직였다

- 중견 건설사 생존을 바꾼 공공주택 정책의 힘

이진화 기자 | 기사입력 2026/01/02 [14:25]

PF가 멈추자 공공이 움직였다

- 중견 건설사 생존을 바꾼 공공주택 정책의 힘

이진화 기자 | 입력 : 2026/01/02 [14:25]
[시사우리신문=이진화 기자] 국내 건설시장의 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민간 주택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사업 구조가 흔들리자, 중견 건설사들은 공공공사와 공공주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압박에 따른 생 ㅉ9ㅈ존 전략에 가깝다.
 
■ PF 경색, 민간사업 모델의 한계 노출
 
이번 전환의 출발점은 PF 시장의 사실상 기능 정지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금융권의 위험 회피 성향이 극대화됐고, 분양 불확실성과 원가 상승이 겹치면서 민간 주택 PF는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
특히 중견 건설사에게 PF는 양날의 검이었다. 
 
자체 자금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PF 의존도가 높을수록 금융 비용과 보증 부담이 급증했고, 일부 사업장은 착공 이전 단계에서 멈춰 섰다. 민간 정비사업 역시 조합 갈등, 분양가 규제, 미분양 우려로 속도를 잃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은 고위험, 공공은 저위험”이라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굳어졌다.
 
■ 공공주택, 다시 ‘정책 중심’으로 이동
 
정부는 이 공백을 공공주택 정책으로 메웠다. 지난해 발표된 9·7 공급대책 이후, 공공분양 확대와 함께 택지 매각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공공이 시행을 주도하고 민간이 시공에 참여하는 방식이 본격화됐다.
 
핵심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접 시행 모델이다. 토지 매각을 통해 민간에 리스크를 넘기던 과거와 달리, 공공이 사업 안정성을 책임지고 민간은 시공 역량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PF 부담은 줄고, 수익률은 제한되지만 예측 가능성은 높아졌다.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현금흐름을 관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장이 된 셈이다.
 
■ 중견사들, 공공 수주로 체질 전환
 
실제 중견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공공공사 비중을 늘리며 수주 회복에 나섰다. SOC 사업과 공공주택 참여를 통해 ‘리스크 최소화’ 전략을 분명히 했다. DL이앤씨와의 컨소시엄 참여 역시 단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읽힌다.
 
동부건설은 공공주택과 민간 산업시설을 병행하며 포트폴리오를 분산했다. 단일 시장 의존에서 벗어나 변동성 자체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대보건설, 금호건설, 계룡건설산업 등도 공공참여 공공주택과 SOC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공통점은 모두 PF 부담이 낮은 사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 SOC 예산 확대, ‘공공 중심 구조’의 제도화
 
정책 환경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SOC 예산은 전년 대비 1조6천억 원 증가한 21조 원대 수준으로 편성됐다. 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 발주가 늘어나면서 공공 발주 시장은 단기적 안전판을 넘어 구조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형사와 중견사의 역할 분담도 선명해지고 있다. 대형사는 설계·금융·운영을 아우르는 총괄 역할을, 중견사는 시공과 현장 관리 중심의 역할을 맡는 컨소시엄 구조가 늘고 있다. 경쟁보다는 분업에 가까운 구도다.
 
■ 공공 의존의 그림자, 다음 과제는
 
다만 공공 중심 전략이 만능은 아니다. 수익률 한계, 원가 연동 문제, 공사비 조정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장기적으로는 공공 의존도가 과도해질 경우, 다시 민간 시장이 회복될 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우선인 국면”이라며 “공공사업을 통해 체력을 회복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민간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돌아갈 준비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PF가 멈추자 공공이 움직였고, 공공이 움직이자 중견 건설사의 생존 경로도 바뀌고 있다. 이번 전환은 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한국 건설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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