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에 칠원이라는 작은 동네의 한 포차. 그곳에서 사격 국가대표를 지낸 김혜연(30세) 씨를 기자가 만났다. 김혜연 씨는 남편과 함께 포차를 운영하며,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가 함안까지 오게 된 것은 자신이 일하던 레스토랑의 오너쉐프 김동식(32세) 씨와 올 4월 백년가약을 맺고 함안에 보금자리를 튼 것 때문.

그녀는 ‘2004년 이태리밀라노 월드컵사격대회 국가대표출전 개인전 전체 9위’에 올랐고, 동년 봉황기 전국 사격대회에서는 여자일반개인부 400점 만점기록’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촉망받는 미녀 사격 스타’로 자리매김 했다.  

▲ '2004년 봉황기 전국 사격대회 여자일반 개인부 400점 만점 기록' 당시 김혜연 씨     ⓒ 신석철 기자

  <인터뷰>
 
은퇴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후배들을 양성하는 지도자의 길을 갈 계획이었지만, 어릴 적부터 사격 말고는 다른 일을 경험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문득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며 그 동안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기던 저는 외식업이라는 새로 일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사격선수를 그만두고 나서 삶은 어땠나요?

새로운 길을 택하고, 마음을 정리하며 평생 함께 할줄 알았던 공기총과 사격장비를 처분할 때 하염없는 눈물이 쏟아 졌습니다. 

사격은 TARGET(표적)을 향해 정조준 후 SHOOTING(격발)을 할 때 망설이면 황전탄(부자연한 회전을 하면서 나는 탄환)이 나와서 빗맞을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확신이 들면 지체 말고 트리거(Trigger 방아쇠)를 당겨야 합니다.
이러한 훈련이 습관화 되어 힘든 결정도 미련을 두지 않고 실행하는 강단이 생겼어요. 

또 다른생각이 머리에 자리 잡지 못할 만큼 바쁘게 일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선수생활의 미련을 버릴 수 있었던 것 같고, 연애할 때부터 남편이 외식사업을 여러 군데하고 있었고,  남편 일을 도우면서 함께 있었기에 마음이 더 편해질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삶은 어때요?

쉐프라는 직업이 굉장히 음식에 관해 예민한 직업이라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항상 열심히 노력하며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남편 때문에 지금은 힘든 것 보단 행복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대 만족이에요.

▲ 남편인 김동식 쉐프와 김혜연 씨 부부     ⓒ신석철 기자

가장 자신 있게 추천해줄 만한 메뉴는 무엇인가요?

남편인 김동식 씨는 많은 오너쉐프를 (서울 동부이촌동 립엔스테이크 메인쉐프, 서울 스테이크하우스 메인쉐프, (주) 토레인푸드 식품 프렌차이즈사업부 총괄실장, 비스트로 오너쉐프, 現 이자까야 현 오너) 거친 이태리 요리 전문가에요. 

지금도 타 지역에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퓨전 포장마차 사업을 병행 하고 있지만, 포차에서는 이태리 음식을 맛볼 수 없으니, 저희 포차만의 특식인 일본식 철판 장어요리를 추천 드려요.
 
앞으로의 계획과 다짐은?

남편이 고객의 입맛을 충족시킬 간결하면서 체계적인 레시피와 요리기술 등 외식업 컨설팅 사업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어요. 저도 그와 발맞추어 함께 도와 다양한 외식 문화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끝으로 다른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운동선수가 운동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두려운 일이지만 자신감과 긍정적인 생각을 놓지 않은 결과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꿈꾸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생각하는 것보다 리스크(위험)가 크지 않아요.
그리고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면 즐겁고 행복한 날이 찾아 올 겁니다.

‘주저’보다 ‘용기’를 가지고 한 발 더 내딛는 순간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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